유골함 봉안된 납골당, 명도집행 가능할까?
작성자최고관리자
작성일2026-01-02
조회수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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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골함 봉안된 납골당
명도집행 가능할까?


명도전문 신문 ‘명도119’의 발행인 겸 기자 이재석입니다.
명도119는 “대한민국 명도, 기준을 세운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설립한 대한민국 최초의 명도전문 신문입니다.
저는 집행관 재직 당시 부동산 명도·철거·가처분 집행사건을 수천 건 담당하고 법관들과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사법연수원)을 공동 집필했습니다. 집행관 임관 전부터 집행관 퇴임 후까지 8년간(2018년~2025년) 집행관연수 초빙교수로서 전국법원 집행관을 대상으로 명도·철거집행, 유치권 강의를 전담했습니다.
집행관 퇴임 후 2023년부터는 명도전문 로펌(법무법인 명도) 상임고문 겸 명도연구소장으로 활동했습니다. 2026년 현재 ‘명도119’라는 인터넷신문·법무연구소·법무사사무소·행정사사무소 대표, 그리고 한국명도법학회 회장과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로서 집행관·집행당사자·변호사들께 자문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무겁고 중요한 주제를 다뤄보려고 합니다. 바로 ‘유골함이 모셔진 납골당, 명도집행이 가능한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유골함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고인의 유골이 담겨 있는 것이기 때문에, 법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매우 민감하고 어려운 문제입니다.
유골함 때문에, 납골당의 ‘명도집행’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례(대법원 2021그796 결정), 납골당의 ‘철거집행’을 하지 못한 사례(대법원 2012그186 결정)를 통해 이 문제를 명쾌하게 풀어보겠습니다.
1.
문제의 발단: 137기의 유골함
2019년에 한 종교시설(채권자)이 경매를 통해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 소재 납골당을 낙찰받았습니다. 청주지방법원에서 부동산 인도명령을 받고 그 법원 집행관사무소에 납골당 ‘명도집행’을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납골당에는 137기의 유골함이 봉안되어 있었습니다. 이것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명도집행·철거집행 목적물인 부동산에 있는 물건을 실무에서는 ‘목적 외 동산’이라고 줄여서 말합니다. 목적 외 동산을 채무자가 가져가지 않는 경우 집행관은 이것을 반출해서 보관업자 등에게 보관시키고, 일정 기간 채무자가 찾아가지 않으면 매각 등을 하는 방법으로 처리해야 합니다(민사집행법 제258조 제3항 내지 제6항).
그런데 유골함과 같은 특수한 목적 외 동산은 보관업자 등이 보관을 하지 않으려 하고 매각할 수 있는 물건도 아닙니다.
이 사건에서 기존 납골당 운영자(채무자)는 납골당을 인도해 줄 수 없고 유골함을 가져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밝혔습니다. 담당 집행관이 다른 봉안시설이나 물건 보관업자에게 연락해 봤지만, 분쟁의 소지가 있는 유골함을 보관하겠다는 곳은 없었습니다.
낙찰자는 처음에는 통상의 예에 따라 유골함을 다른 곳으로 옮겨 보관하고 납골당 명도집행을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집행관은 유골함을 보관할 곳이 없다면 강제집행을 하지 않는 것이 정당하다는 판례(대법원 2012그186 결정)를 근거로 집행을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강제집행의 목적 외 동산 문제 때문에 목적물인 납골당의 명도집행이 불가능하게 될 판입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들게 되자 낙찰자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 듭니다. “내가 책임지고 유골함을 보관하겠으니 납골당 명도집행을 해주세요.”, 이렇게 태세를 전환합니다.
하지만 집행관은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고 2021년에 집행불능 처리를 했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청주지방법원을 거쳐 대법원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참고로, 집행관의 처분에 대하여 채권자가 지방법원(지원 포함)에 집행에 관한 이의신청을 했는데 그 법원이 이의신청을 기각하면, 채권자는 바로 대법원에 특별항고를 할 수 있습니다.
2.
대법원의 판단: "채권자가 책임진다면 집행하라"
원심은 채권자가 책임지고 유골함을 보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더라도 납골당 명도집행을 거부한 집행관의 조치는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청주지방법원 2021타기50079 결정).
그러나 2022년 4월 대법원은 청주지방법원의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청주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대법원 2021그796 결정). 채권자가 유골함을 책임지고 보관하겠다고 하면 집행관은 그에게 유골함을 보관시키고 납골당 명도집행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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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행관은 단순히 동산을 처리하기 곤란하다는 이유만으로 명도집행을 거부할 수 없다. 채무자를 퇴거시키고 목적 외 동산을 제거하는 것은 집행관의 책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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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행관은 채무자가 유골함을 가져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밝히고 유골함을 보관시킬 제3자도 찾지 못하였으며, 집행관 스스로 보관하기도 어렵다면, 채권자에게 보관할 의사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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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채권자가 보관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면 집행관은 유골함을 채권자에게 보관시키고 납골당 명도집행을 실시해야 한다. |
대법원은 이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원심결정을 파기환송했습니다.
3.
환송 후 원심의 결정: “채권자가 책임진다면 현상변경 금지의무 부과하고 집행하라”
환송 후의 원심은 2022년 8월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다시 판결하면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했습니다(청주지방법원 2022타기50037 결정).
즉 “집행관은 ‘현상을 변경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하여, 건물에 대한 인도집행을 실시하라.” 이런 결정을 내렸습니다. 채권자가 유골함을 책임지고 보관(현장보관)하겠다고 하면 집행관은 채권자에게 유골함을 보관(현장보관)시키고 유골함의 현상변경 금지의무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납골당 명도집행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부동산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의 주문인 “… 3. 집행관은 현상을 변경하지 아니할 것을 조건으로 하여 채무자에게 이를(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을) 사용하게 하여야 한다 …”와 현상 유지 조건이 붙은 점에서 유사합니다.
이 결정의 의미는 세 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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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행관은 유골함을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고 현장에 그대로 둔 채로 건물 명도집행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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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집행관은 건물을 명도받는 채권자(낙찰자)에게 유골함의 현재 위치와 상태를 그대로 유지해야 할 ‘현상변경 금지의무’를 부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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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하면 채권자의 재산권 실현(납골당 강제집행)과 유골의 존엄성 보장이라는 가치를 조화롭게 양립시킬 수 있다. |
따라서, 낙찰자는 납골당을 명도받아 그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그 안에 있는 유골함을 옮기거나 훼손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집행관은 명도집행을 할 때 이러한 금지의무 등을 내용으로 하는 보관각서 등을 채권자로부터 받아야 합니다.
여담입니다만, 낙찰자는 명도집행으로 점유를 넘겨받았지만 납골당은 다시 경매에 나왔습니다. 낙찰 잔대금을 대출해 주었던 금융기관이 임의경매를 신청한 것입니다. 다행히 그 금융기관이 경매신청을 취하하여 사건은 종결되었습니다.
4.
납골당 강제집행, 언제 가능하고 언제 불가능한가?
납골당 강제집행, 언제 가능하고 언제 불가능할까요?
대법원은 두 건의 결정(2021그796, 2012그186)을 통해 다음과 같은 법리를 밝히고 있습니다.
가.
불가능한 경우
유골함이 있는 납골당 강제집행(명도집행·철거집행)에서 채권자도, 제3자도, 그 누구도 유골함 인수·보관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집행을 할 수 없습니다. 집행을 하지 않아도 위법하지 않습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입니다.
대법원 2012그186 결정의 사례(철거집행)가 바로 이런 경우였습니다. 토지 주인이 자기 땅에 있는 사찰 건물을 철거하고 토지를 인도받으려 했는데, 그 사찰에는 유골함 80기가 있었습니다. 채무자(사찰 건물 소유자)는 유골함 인수를 거부했고 채권자(토지 소유자) 역시 유골함 보관을 거부했습니다. 집행관이 다른 보관 장소를 수소문했지만 찾지 못했습니다.
대법원은 이처럼 아무도 유골함을 책임지고 인수·보관하려 하지 않을 때 집행관이 납골당 강제집행(명도집행·철거집행)을 거부하고 ‘집행불능’ 처리를 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나.
가능한 경우
그런데 ① 대법원 2021그796 결정의 사례(명도집행)처럼 채권자가 “내가 유골함을 책임지고 보관하겠다.”고 명확히 의사를 밝힌 경우, 또는 ② 보관하겠다는 제3자(다른 봉안시설, 물건 보관업자)가 있는 경우에는 이들에게 유골함을 보관시키고 납골당 강제집행(명도집행·철거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
납골당 ‘명도집행’에서 유골함을 채권자가 보관시키는 경우 그 보관장소는 집행장소(현장)뿐만 아니라 다른 장소도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납골당 ‘철거집행’에서는 유골함 보관장소가 집행장소(현장)일 수는 없고 다른 장소일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채권자나 제3자(다른 봉안시설, 물건 보관업자)가 집행장소가 아닌 다른 곳에서 보관할 의사를 밝혔더라도 그 보관장소가 유골함 보관에 충분하지 않거나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집행관은 채권자나 제3자의 의사와 관계 없이 그곳에 유골함을 보관시켜서는 안 되고, 그에 따라 납골당 강제집행(명도집행·철거집행)을 할 수 없게 됩니다.
5.
강제집행 후의 절차는?
그렇다면 강제집행(명도집행·철거집행)이 끝난 후, 채권자가 보관하게 된 유골함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채권자는 ‘장사 등에 관한 법률’(장사법)에 따른 적법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절차를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장사법 제26조, 장사법 시행규칙 제17조). 채권자는 이 모든 과정을 장사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신중하고 엄격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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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지 신고: 관할 관청에 사설봉안시설 폐지 신고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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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지·공고: 유골의 연고자에게 봉안시설이 폐지된다는 사실을 통지하고 공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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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수 기간: 연고자가 유골을 인수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통지 후 6개월)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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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인수 시 처리: 연고자가 통지 후 6개월 이내에 유골을 인수하지 않으면 다른 봉안시설에 10년간 봉안한 후, 일정한 장소에 집단으로 매장하거나 자연장을 하는 등의 사후 처리를 한다. |

대한민국 최초의 명도전문 신문 ‘명도119’는 명도정보의 오아시스, 명도집행의 등대, 명도제도 개선의 스피커가 되겠습니다.
지금까지 체증을 뚫어버리는 명도 해결사 ‘명도119’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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